작가 이상의 글은 처음 접했을 때 혼란스럽고, 산만하고, 복잡하다.
여러 단어들이 맥락 없이 글 속을 떠다니고, 때로는 영문도 모르게 반복되며 뜬금없이 튀어나와 머리가 아프고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렵기까지 하다.
아마 동 시대의 독자들은 그의 글을 처음 봤을 때 더한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글은 천천히 곱씹을수록 그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세계를 더욱 가까이 만나 볼 수 있다.
이상의 소설 '날개' 에서는 첫 문장을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로 열며 시작한다.
그는 아마 시대에 저항하지 못하고 정체 되어있는 지식인들의 상황을 소설에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그의 소설은 이렇듯 그를 자세히 이해하고 곱씹을수록, 그가 살던 시대배경을 파악할수록 더욱 재미있어진다.
'날개'는 이상 본인이자 그 시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담은 소설이기 때문에 이상의 가치관과 작품세계를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겐 적합한 작품 일 것이다.
작가 이상의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이며, 191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는 건축가로 일하며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형식의 작품으로 1930년대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가로 평가 받는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거울', '오감도', '날개' 등이 있으며, 그중 날개는 아내와 나의 관계를 통해 식민지 시대 지식인들의 모순된 내면을 보여준다.